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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수업 않고 제일 유명한 움직이지 며칠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아침마다 국회에선 각 당의 회의가 열린다. 대표를 선두로 지도부가 줄지어 입장하면 플래시가 연달아 터지면서 회의가 시작된다. 예전에는 카메라 셔터음이 요란했는데 전자식 셔터로 바뀌면서 요즘엔 취재기자들의 노트북 자판 두들기는 소리가 더 크게 공간을 채운다. 회의 석상에서 센터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당 대표 자리이다. 그 뒤 공간도 단순한 벽면 이상으로 상징적이다. 상황에 따라 핵심 슬로건이 붙어있다. 계엄령이 발동되기 전, 민주당의 뒷면엔 ‘김건희를 특검하라’ 라는 구호가 붙어 있었고 같은 시기 국민의힘의 그 자리엔 ‘민생 살피겠습니다. 경제 키우겠습니다’ 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신경 안 쓰고 우린 오직 민생과 경제만 합니다’ 라는 호소 또는 관심 돌리기가 목적인 글이다. 모든 언론에 노출되는데 중앙의 배경도 최대한 자기 몫을 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달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2월 3일, 계엄령이 선포되고 국회로 군인들이 쳐들어오는 사태를 겪은 뒤 야당의 뒷면 구호는 당연히 ‘윤석열을 탄핵하라’ 였다. 정신없는 여당은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지 계엄 전과 같은 메시지가 한동안 계속됐다. 누가 경제를 망치고 있는데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당하는 입장에서는 열불나는 장면이다. 갈팡질팡하던 한동훈 대표는 ‘바로 잡겠습니다’라는, 제법 비장한 문구를 달고 탄핵에 찬성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헌법을 무시하고 군을 동원한 내란 피의자 앞에서 처음부터 ‘헌법을 수호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이고 탄핵에 찬성했다면 훨씬 당당했을 것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달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달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1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대표가 내쫓기듯 나가고 원내대표에 비대위원장까지 ‘친윤’으로 천하통일한 그들은 여전히 내란 피의자 윤석열을 감싸기에 급급하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도 이런 국민의힘의 행태를 두고 “명백하고 현존하는 미치광이 역적 대통령을 제명할 줄 모르는 국힘당은 이적단체”라며 “미치광이를 끼고도는 집단도 미치광이다. 곱게 미친 게 아니라 더럽게 미친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고 한다. 사실, 상식의 문제지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슬그머니 ‘국정안정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여전히 권력은 그들이 쥐고 있다는 소리다. 정작 계엄사태 이후 한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그들의 등 뒤엔 단 한마디의 사과문구도 붙은 적이 없다. 슬로건에서조차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까? 진심은 벽을 뚫고 나온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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