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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유기물질이 부패하거나 타게 되면 대기 중으로 열과 탄소를 방출한다. 미국 코넬 대학교 토양 과학자 요하네스 레만은 이 탄소 순환을 저지하기 위해 '바이오차'라는 물질을 연구했다. 2003년에 레만과 동료들은 콜롬비아 농장에 바이오차를 묻었고, 이곳에서 바이오차를 묻지 않은 곳보다 에이커 당 최대 140% 더 많은 옥수수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게다가 매립된 바이오차는 수백 년, 심지어는 수천 년 동안 탄소를 토양에 가둬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이오차가 수분과 영양소를 보유한 거대한 탄소 스펀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레만의 계산에 따르면 1억2000만 헥타르의 3년 1억 미국 농지에서 나오는 농작물 폐기물을 바이오차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미국 연간 배출량의 10%에 해당하는 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1]









봄날은 간다
▲  바이오차


ⓒ 미국 오리건주 산림부




기후위기 시대의 총아

바이오차는 아마존에서 유래했다. 1879년 미국인 주택담보대출 소득공제요건 탐험가 허버트 스미스는 아마존을 탐험하던 중 원주민이 재배한 사탕수수가 높이 3m에 굵기가 손목 두께에 달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스미스는 그 비결을 아마존의 검은 흙에서 찾았다. 검은 흙은 최대 약 2m 깊이로 분포하였고 도자기, 뼈와 같은 유물이 함께 발견됐다. 아마존 원주민은 식물을 태워 만든 물질인 검은 흙, 즉 '테라 프레타(Tera Pret 새마을금고 직무소개 a)'를 토양에 혼합하여 농업생산력을 향상했다. '테라 프레타'가 요즘 말하는 바이오차(Biochar)다.[2]
바이오차는 산소를 차단한 상태에서 바이오매스를 태워 만든 일종의 숯이다.[3] 식물·동물·미생물 등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을 통칭하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을 뜻하는 '차콜(charcoal)'의 합성어다. 산소를 차 휴대폰연체자 단한 채 유기물질을 태우면 약 40%의 순수한 탄소만 남게 돼 그만큼 탄소를 격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4]
2024년 4월 농촌진흥청이 고시한 비료공정규격에 따르면 바이오차는 산소 가 제 한된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350~700℃ 이상에서 바이오매스를 열분해(탄화)하여 숯으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바이오차는 형태상으로 숯과 비슷하지만, 물리적인 성질이 매우 다르다. 바이오차를 토양에 주입하면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의 손실을 막고, 토양이 산성화하는 것을 방지하며, 미생물의 성장을 돕는 등의 효과가 있어 작물 생장을 촉진해 농업 생산성을 높인다.

다공성 물질로 이루어진 바이오차는 또한 탄소 등의 포집 능력이 뛰어나다. 숯을 만들 때(400℃)보다 훨씬 높은 600~1000℃에서 바이오차를 만들기 때문에 바이오차에서 다공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바이오차를 토양에 투입하면 바이오차 자체의 탄소를 격리하는 데 이어 추가로 탄소를 포집하기에 기후위기 시대에 더 주목받는다.[5]










▲  바이오차 전자 현미경 확대 이미지


ⓒ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바이오차는 농업 분야에서 유일하게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또는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물질이다., 바이오차 1톤 이용 시 약 1.5~2톤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서 바이오차의 탄소 격리 기능을 인정한 후 관련 연구와 실험이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바이오차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잘 해결한다면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 꽤 유망한 탄소 정책이 될 수 있다.

바이오차는 가축 분뇨 처리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가축분을 바이오차로 만들면 무게가 5분의 1로 줄어들고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이 단 하루여서 혁신적인 가축 분뇨 처리방법으로 거론된다. 생산 과정과 보관, 농경기 살포 과정에서 악취와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기에 기존 퇴비화의 효율성이 높은 대안이다. 가축분을 퇴비로 만드는 데는 30일 이상이 소요되고 그 과정에 악취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퇴비화했을 때 최종 결과물의 부피도 가축분 바이오차의 약 2배이다.
농식품부는 2030년까지 가축분 450만 톤을 바이오차로 전환해 온실가스 200만 톤을 감축할 계획이다.
토지는 본래 중성이지만 환경 오염과 화학 비료의 사용으로 점차 산성화한 상태이다. 바이오차를 토양에 섞어주면 산성도를 중화함으로써 토양을 개량하는 효과를 거둔다.[6]
이밖에 땅이 물을 유지하고, 이온교환 및 미생물 주거지를 제공하는 능력을 높여줘 농업 생산성을 증대하며 연작피해를 줄일 수 있다.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국내에서 버려지고 있는 산림 및 농업 부산물을 재활용하여 바이오차를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가축분 바이오차 사례에서 보았듯 가축분과 같은 다양한 바이오매스가 원료가 될 수 있다.

바이오차는 생산과정에서 기체(바이오 가스)와 액체(바이오 오일)를 부산물로 발생시킨다. 바이오 가스는 바이오차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로 재사용될 수 있다.










▲  바이오차 생성공정도


ⓒ VickyLevesque




바이오차 사용 사례

바이오차는 농업용, 건축 조경용, 축산용, 산업용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온실가스 감축 효과 외에 다른 효과가 여러 사례로 입증됐다.
미국 대평원의 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사료에 바이오차를 첨가하여 젖소의 메탄 배출량을 9.5~18.4% 줄였다. 소 사육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90%가 메탄이기에 상당히 고무적인 연구결과인 셈이다.
2012년 베트남의 연구에서 소의 사료에 0.5~1%의 바이오차를 첨가하면 메탄 배출을 1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고, 다른 연구에서는 최대 17%의 메탄 감소를 발견했다.
오늘날 세계에는 14억 마리 이상의 소가 사육되는데 이 소들이 음식을 소화하면서 메탄을 배출한다.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축산업 전체 온실가스의 65%를 차지한다. 소로부터 나오는 메탄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백신을 주사하거나 소에게 미역을 먹이는 방법 등이 있는데 현재는 바이오차를 소의 식단에 추가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7] 바이오차를 첨가한 식단이 온실가스 저감 외에 젖소의 식단 자체로도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8]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폐기물 관리 센터에 저장된 폐기물을 탄화 과정을 통해 바이오차로 바꾼 후에 도시 지역난방 시스템 투입하는 다른 종류의 바이오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9]










▲  바이오차와 숯 활성탄 비교


ⓒ 한국바이오차협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차 생산량은 연간 약 1.6만톤(160만포/10kg기준)이다. 바이오차는 기후변화 저감 기술 중 이산화탄소 제거(CDR) 기술로 추가되었고 탄소 저장 기술로 인정받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IPCC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바이오차 1톤 이용시 1.44톤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차의 토양개량제 효과 검증이 완료됐고 탄소 감축 품목 지정, 비료공정규격 고시 등 시장 기반이 점점 갖춰지고 있다. 정부가 바이오차 이용 확대 의지를 보이며 기업 참여 유도 및 바이오차 이용 기반 확대 등을 꾀하고 있다.하지만 안정적인 판로가 불확실한 데다 신규 제조사 진입 장벽 또한 존재한다.
농식품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통해 바이오차를 투입하는 농가에게 1헥타아르 당 36만4000원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2050 탄소중립에 따라 2050년까지 농가의 60%에 정밀농업 기술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기술 중 하나가 바이오차다.[10]

한국바이오차협회 관계자는 "바이오차는 농업, 축산업만이 아니라 토양개량 부문 등 여러 분야의 탄소 감축에 큰 효과가 있다. 농림부산물, 가축분 바이오차를 활용한 고체연료, 토양개량, 탄소감축 등 농업, 축산업 등 소득증대 등의 확보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 확대로 인한 바이오차 산업의 신규 업체 시장 진입 확대는 일자리 창출, 기술력 향상과 수익 개선 등의 이점이 있고 국가, 산업체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차 용도


ⓒ 한국바이오차협회




영국 코번트리 대학의 도나 우달 연구원은 "바이오차에 대해 낙관론이 대세이지만, 만약 그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장차 세계 전역에서 땅에 뿌려 놓은 바이오차를 회수할 수 없을 것이기에 그 위험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차가 토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완벽하게 연구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바이오차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이오차가 연간 10억 톤의 탄소를 저감하고 격리할 수 있다는 잠재력 때문이다.[11] 사용확대와 함께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글: 안치용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김세영·표성훈 기자(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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