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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단체가 16일 서울대학교 명칭을 활용한 반려동물 검진센터(SNU 반려동물 검진센터, SNU는 서울대의 영문 약자) 개원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반려동물 검진센터가 문을 열고 현직 서울대 동물병원 팀장들이 근무할 것으로 알려지자, 집회와 거리가 멀었던 수의사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법률구조제도
검진센터 측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반려동물 건강 검진만 할 뿐 치료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한수의사회, 서울시수의사회 등의 단체는 일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해왔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조선비즈가 취재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SNU 반려동물관심주식
검진센터 전경. /이호준 기자


◇SNU 검진센터 “연구 데이터 수집과 비영리 목적”
16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구의동. ‘SNU 반려동물 검진센터’라는 간판이 붙은 건물 앞으로 흰 가운을 입은 서울시수의사회 소속 수의사 30여 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스톱(STOP) SNU’주식작전
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SNU 반려동물 검진센터 철폐하라’는 피켓을 든 채 “서울대는 반성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논란은 작년 12월 시작됐다. 서울대 산하 사업지주회사인 SNU홀딩스가 3억원을 출자한 자회사 ‘스누펫(SNU Pet)’은 서울시로부터 동물진료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이어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인근 지상 4층 건물에 2개코스피코스닥
층, 약 200평 규모로 반려동물 검진센터를 만들고 ‘SNU’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누펫 측은 검진센터는 비영리로 운영되며, 반려동물의 생애 전 주기 의료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설립되어 치료는 하지 않고 건강검진만 한다고 설명한다. 센터 홈페이지에는 근무하는 수의사로 3명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2명이 서울대 동물병원 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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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3시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SNU 반려동물 검진센터. 이날은 검진센터가 개원하기로 한 날이었지만 방문 결과 문이 잠겨 있고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김관래 기자


◇수의사 단체 “골목상권 침해” “비영리 법인이 영리적 운영”
수의사 단체는 이 검진센터가 서울대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영세한 동물병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강진호 광진구 수의사회장은 “SNU 검진센터가 내건 반려동물 건강검진 비용은 중소 동물병원과 큰 차이가 없다”며 “주변 병원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수의사 단체들은 비영리 법인이라는 검진센터 측 설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이민수 서울시 수의사회 상임이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동물 진료 법인이라는 비영리 간판을 내세워 만든 것이 검진 센터의 실체”라고 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4월 배포한 자료에서 “동물병원은 특성상 검진과 치료의 분리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검진만으로 동물병원 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결국 ‘더 돈이 되는’ 치료에도 손을 댈 것이라는 주장이다.
논란에 휩싸인 SNU 반려동물 검진센터는 당초 이날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정상적으로 개원하지 못했다. 센터를 찾았더니 출입문은 닫혀 있었고, 유리 너머로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내부 전등에 불은 들어와 있었지만, 전화를 걸었더니 아무도 받지 않았다.



SNU 반려동물 건강검진센터에서 안내하는 건강검진 프로그램 가격. /홈페이지 캡처


◇반려인들 “믿음 간다” vs “가격 너무 비싸”
반려인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반려인 이모(32)씨는 “일부 동물병원은 과잉 진료를 하거나 치료를 해 주고는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을 청구한다”며 “서울대에서 운영한다니 신뢰가 간다”고 했다.
반면 김모(25)씨는 “일반적인 반려동물 건강검진 센터보다 가격이 수십만원은 비싸 이용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SNU 반려동물 검진센터의 검진 패키지 가격은 강아지 기준으로 97만5000원부터 시작해 최대 270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서울 시내 동물병원에서는 혈액검사, 엑스레이, 초음파 등이 포함된 패키지가 60만~10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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